오기로 한 그날부터 신났죠.
카톡은 대략 이런 내용입니다.
한국말 잘 쳐요. 약간 느리기는 하지만.
비행기가 느려서 죽겠다고 하고.. 빨리 수영해서 오라고 이모티콘을 얘기하니
저런 반응을 보여줍니다.
평소에는 이러고 놀아요. ㅋㅋ
오늘은 페이스타임을 많이 공개해볼께요.
밖에서건 집에서건 저희는 늘 페이스타임으로 놉니다.
보이스톡은 가끔 필요할때만 하고 늘 얼굴을 보고 대화를 하죠.
집에 있을땐 거의 이러고 ㅋㅋㅋㅋ
카즈~ 웃긴표정~~ 하면 바로 웃겨줍니다.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ㅋㅋㅋ
"오빠 이런거 시키지말어요...." 라고 하고 있어요.
"에이 오빠가 즐거운데?"
참 착한 애인이에요 ㅋㅋㅋㅋㅋ
해달라면 뭐든 바로바로 해줍니다.
망가져도 귀여운 애인이에요 ㅋㅋㅋㅋ
워~워~ 진정들 하시고 물 드세요...
네일 했다고 자랑합니다.
만2천엔짜리 네일....(16만원짜리)입니다.
호피무늬를 다 직접 그려넣었다는.....
"이리 가까이와봐~"
정말 가까이 옵니다.
정말 오늘은 염장 스페셜이네요.... 미안합니다.(=고멘나사이)
한국 오기로 한 전날입니다.
여친이 열이 좀 나네요.... 목감기가 심하게 걸렸어요....
오빠한테 감기 옮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합니다.
"비행기 예약한거 챙겼어?"
"응 이것만 가져가면 돼"
51630엔짜리 왕복 비행기입니다...............(70만9천원짜리....)
여친이 오는 당일입니다.
여친이 오기전에 미리 숙소에다 제 짐을 풀어놓고 공항에 가려고 준비했습니다.
가방은 최대한 간소하게!
라고는 하지만 안에 바지 두개 티 두개 화장품 노트북 각종 충전기 등...
집 나올때 이것만 있으면 돼! 하는건 다 챙겼습니다 -_-;;
숙소는 종합운동장(2호선)역에 있는 꽤 고급스러운 호텔로 잡았습니다.(2박 195달러(213,000원) 짜리)
여친사마가 오신다는데 저렴한 방에 재울수는 없었어요!
가는길에 은행나무 단풍이 멋드러지게 있어서 찍었습니다.
다들 아셨겠지만 이날 비가 엄청 많이 왔습니다.(토요일)
체크인을 하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립니다.
방번호는 무려!!!!!!!!! 1004!!!!!!!!!!!!!!!!!!!!!!!!!!!
제가 이렇게 선 예약한건 아닌데 이 호텔 사장님이 서비스라고
아주 좋은 방을 주셨습니다. +_+..............
트윈 베드룸입니다. 10층이라 전망도 좋고. 샤워시설도 마음에 듭니다.
침대가 두개인 이유는 동방예의지국인 한국에서
남녀칠세부동석이란 말이 있듯이 잠은 따로 자야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
미안합니다. 그냥 있길래 했어요.
모든것이 다 좋았습니다.....
여기까지 아주 즐거웠습니다...............
너무 행복해서 이대로 죽어버리는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
갑자기 무슨 일이냐구요....
여친이 몸살이 갑자기 너무 심해져서 하네다 공항엘 못왔습니다...............
걱정은 되었지만 우선 와서 약 먹고 쉬면 될거라고.....
우선 오라고....는 했지만 불안불안했었어요......
결국은. 타지도 못한 하늘에 여친은 5만5천엔을 날려버리고
저는...... ...... 혼자 이방에서 2박 3일을 지내야 했습니다....
환불같은거 당연히 안되죠...
열을 재서 온도계를 보여주는데... 39.5도네요.
여친은 바로 병원 응급실에 가서 진료받았습니다.
하...........
이제 어떻게 하죠?
우울한 사진들의 시작입니다.
아무리 즐겁게 찍어도 즐겁지가 않았습니다.
3일 먹을것을 한번에 사왔습니다.
사실 뭘 보고 고른게 아니라 그냥 "먹는거" 사왔습니다.
'그래 사진 찍어서 올려야지....'
나름 셋팅도 잘 했네요.
필요도 없이 컵라면을 냉장고에 넣는 센스까지....
방이 참 좋아요. 붙박이 냉장고입니다.
아래는 냉동고구요...
편의점 도시락 2개, 일반김밥 1줄, 삼각김밥셋트 1개, 빵 아무거나 3개, 새우깡, 짱구, 새우탕, 우육탕, 쥬시쿨, 참이슬후레시, 청하, 매화수, 프렌치카페 2+1....... 을 사왔네요.
사진 보니 그렇네요...
참 각잡힌 설정샷.
캬. 그냥 이렇게 놓고 살고 싶긴 하네요.
여친이 오기로 한 날 점심은 생각이 없어서 패스했고.....
저녁엔 약을 먹어야 하니 빵 두개를 먹었네요.
그리고 아주 약간 나아진 여친과 페이스타임을 하면서
새우깡 하나에 참이슬 한병을 3잔에 나눠 마시고....
매화수를 반정도 마시고 그냥 잤습니다.
이 당시 우울함의 극치를 달리고 있어서....
사진이 없네요.
죄송합니다.
둘째날 아침으로 치킨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밥이 좀 정신없게 되어있는 사진이네요.
평소같으면 이런 사진은 용납 안하는데.
막상 찍어논 사진이 이것밖에 없었습니다.
전자렌지에 돌려먹으니 괜찮네요.
밥은 너무 푸석푸석했지만요.
사오고보니 물은 전혀 사오지도 않았네요.
밥을 먹으며 쥬시쿨과 커피를 마셨습니다.
뉴클리어 샷............
가져간 노트북으로 음악을 틀었습니다.
티비도 큰게 있었지만 그다지 보고 싶지도 않았어요.
사진 왼쪽 중앙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iptime유무선 공유기가 방에 설치되어 와이파이 걱정은 전혀 없었습니다.
2박 21만원짜리는 확실히 되는 방이었어요.
세탁기 전자렌지 인덕션을 포함한 모든 가재도구가 구비되어 있는 방이였습니다.
도시락을 다 먹고 삼각김밥1+1 도 하나 없애버렸습니다.
우울함과 허망함을 채우기 위해 마구마구 먹었던 것 같네요.
잠은 이 침대에서만 잤습니다.
이 침대에선 노트북이나 페이스타임만 했어요............................
이러려고 이런게 아닌데..............
하아.......................
이렇게하여 여러분들께서 원하시던 푸른지성의 일본여행 뒷 이야기 편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정말 세상에 태어나서 이날만큼 우울하고 허망한 날이 없었던 것 같네요.
혼자 이 방에서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을 얼마나 한지도 모르겠고요......
여친이 거짓말하는게 아니란건 계속 페이스 타임을 하면서 병원가는거며 뭐며 다 지켜봤으니.....
여친의 잘못이 아니니까..... 단지 이렇게 된 이 상황이 정말 싫을 뿐이였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집에 가자니 돈이 너무 아깝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짜증을 낼수도 화를 낼수도 웃을 수도 재밌을 수도 없는
정말 멘탈붕괴의 2박 3일이였습니다.
3일동안 잠도 다해서 한 3시간 잔것 같네요.....
잠도 안오고 공황 상태에 빠져있었습니다.
12시 체크아웃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또 계속 여친과 페이스타임으로 대화를 하며
다시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다시 즐겁게 대화하다가..... (여친의 잘못이 아니잖아요 ^^)
이렇게 늦은 시간에 글을 올려봅니다.
즐거운 후담이 아니어서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다음에 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생기면 게제하도록 하겠습니다.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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