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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생활기/결혼식 그 후...

생각 #14 XXXX 아빠

by 푸른지성 2014.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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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뜯어보다보면 확실히 코타는 나와의 거리를 좁히고 싶어하는 마음이 보이긴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확 토라져서 장인어른에게로 돌아가기도 하지만, 베이스는 나와 함께하려고 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나는 줄곧 그 느낌을 외면해왔다.

'이렇게 이렇게 해도 결국은 또 그쪽으로 가려고 하니까 넌 아직도 변한게 없어.' 라고 단정짓고 말았다.

어렵게 어렵게 같이 생활을 하며 마음을 나에게로 돌려놓아도, 그 집에 가서 하루 자고 오면 180도 바뀐 아이가 되어 돌아온다.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닌, 지난 10개월동안 생겨왔던 문제이기도 하다.


나와 코타의 관계....

1년, 2년 생활하다 친척으로 지낼 관계라면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코타에게 완전한 아빠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이미 생각을 할 수 있는 나이에 생긴 아빠라는 남자.

카즈미는 애기때부터 기저귀를 갈며 키워서 진짜 엄마이지만, 나는 이미 코타 친구들 사이에서도 화제의 인물이다.


얼마전에는 코타가 친구 한명을 집으로 살짝 데리고 와서 내 얼굴을 보여줘도 되냐고 한적이 있었다.

분명 아빠가 있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었던 것일테다.

문앞에서 코타 친구가 나에게 인사를 하고 나도 간단하게 인사만 하고 보냈다.

코타는 무슨 마음으로 그런 행동을 한 것일까.


코타의 행동 하나하나에는 의미가 많다.

철없는 9살 어린 남자아이의 행동일지라도, 분명 그 행동 하나하나에는 의미가 많다.

지금까지의 습관이 자주 보여지기는 하지만, 실제로 코타는 나를 만나고 나와 카즈미와 셋이 생활하면서 상당히 많은 변화를 했다.


처가에서라면 절대 먹지 않는 야채를 매일 조금씩이라도 먹고 있고

절대 하지 않는 자기방 청소를 일주일에 한번은 하고 있고

자기 세탁물을 가끔 개기도 한다(시켜야 하는거지만)

아빠라는 남자와 WiiU게임을 하는것을 좋아하고,

매일매일 건담프라모델을 같이 만들자고 노래를 부른다.(물론 나 혼자 만들게 되겠지만)


애정표현도 자주 보인다.

물론 그게 코타라는 9살 남자아이의 애정표현이어서 썩 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따지고 보면 애정표현이다.

일하고 있을때나 거실에 있을때, 조그마한 비행기를 갖고 와서 내 몸을 타겟삼아 비행놀이를 하는가 하면(분명 이것도 애정표현중에 하나일 것이다),

자기 총을 갖고와서 나를 겨냥하기도 한다.(이건 애정표현일까?)

가끔은 '고쵸고쵸 해도돼~'(간지럽혀도 돼~)라고 하며 간지럽히기 놀이를 하자고 하기도 하고,

자기가 싫어하는 빵을 나에게 나눠주기도 한다.(니껀 니가 다 먹으라고!)



코타와 나와의 관계.

우리의 관계에 대한 정답은 없다.

모두 나와 코타, 단 둘이 만들어 나가야 한다.

코타도 내가 새로 생긴 아빠라는 것을 인지할만한 인지능력을 가졌을 때 나를 만났고,

나도 코타가 그것을 알고 있음을 알고 시작을 했다.

우리 관계에 대해서는 절대 불가능한 일도 없고, 안될것도 없다.

우리가 이미 우리의 관계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니까....

우리는 현 상태에서 가장 좋아지는 방법만을 고민하면 된다.


하아..... 내일은 코타와 함께(물론 나 혼자 만들게 되겠지만) 건담이나 만들어야겠다.


Step 1

친구같은 아빠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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