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 생활기/결혼식 그 후...

생각 #13 아빠가 되는 것.

by 푸른지성 2014. 10. 5.
반응형

약을 끊는 도중이라 그런지...

몸상태가 좋지 않아서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

코타는 어제 처가에 갔다.


오늘 오후, 장모님과 이모님, 할머님이 이모님차로 마트에서 장을 봐오셨다.

할머니께서 여행을 다녀오셔서 지역 특산품을 선물로 갖다주셨다.

어머님께서는 이것저것 장과, 물2리터짜리 6개들이 한박스를 가져오셨다.

몸이 무거워서 장을 잘 보지 못하는 딸내미를 두신 덕에 장을 자주 봐주신다.

장인어른께서 집에 계실때는 녹차박스를 장인어른의 차로 갖다주신다.


내일 태풍이 온다고 해서 비까지 많이 오는 상황...


때는 코타를 데려다 주는 겸, 장도 봐주시는 겸 해서 차가 집앞에 도착한 바로 그 때....

할머님과 어머님, 이모님께서 타고 계신 자동차쪽으로 가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집 1층 비 피하는 곳으로 황급히 올라왔다.

코타는 새로운 기관총 한개와 여러가지 무언가를 가져왔다. (1)


우리집은 2층이다.

물 한박스와 장모님께서 사오신 것들을 들고 올라가기 힘든 상황....

코타는 많은 짐을 그냥 두고 기관총을 붙잡고 혼자 올라가려고 한다. (2)

카즈미가 다른 무거운 것을 들려고 하고 있었다.

이미 나는 물 한박스 위에 다른 짐까지 올려놓은 상황.

난 다시 코타를 불러서 짐을 들고 올라가는 것을 도우라고 시켰다.


비닐봉투 5개정도 중에 코타가 한개들고 그리고 2개를 카즈미가, 나머지는 녹차박스 위에 올려서 내가 들고 올라갔다.

집에 들어와서 비닐들을 풀어보니, 할머니께서 여행을 하시면서 사오신 지역 특산 라면, 온천다마등 맛있는 것들이 많이 보였다.

그러는 와중에 코타가 뭔가를 풀어서 우리 앞에서 자랑한다.

새로운 신발이다. (3)

카즈미가 코타 발이 컸으니 신발 사야해 사야해 해서 산것이 얼마전...

비싸보이는 축구화를 장인어른께서 사주셨나보다.


다용도실에 와서 빨래거리를 세탁통에 넣고 있는데 코타가 기관총을 메고 와서 자랑한다. (4)

코타 : 얼마전 DVD에서 본 기관총이랑 닮았지!?

나 : 몰라


분명 하나하나 보면 작은것들이다.

너무너무 사소한것들이고 당연한 것들이다.

1. 새로운 기관총이라는 것은 나를 만나기 전에 이미 갖고 있었던 오래된 기관총이였을 뿐, 새로 사주신건 아니였다.

2. 나이 어린 9살짜리이니 짐들은 어른들이 들겠지 라는 생각을 가질수도 있다.

3. 우리는 생활이 어떻든간에 손자가 귀여우면 사줄수도 있는거다.

4. 이미 갖고 있던 총을 가져와서 아빠에게 보여주는것은 잘못한 것이 아니다.


아직 생활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자존심만 쌔가지고 생각하는게 너무 좁다.

내 마음속 한곳에는 코타와 장인어른과의 관게를 좋지 않게 보는것이 있다.

할아버지와 손자 사이라고 하기엔 너무 아빠와 아들같은 사이. 관계 질투같다.

우리 가족이 어떻게 어렵게 살고 있건 간에, 이미 지내고 있던 여유있는 환경에 적응되어 버린 아이.


모든 것을 포용하기에는, 내 마음이 아직 너무 좁다.

완전한 아빠가 되기 위해선 더더욱 마음을 크게 써야 한다.

나 이전에 이미 8년이 있다. 그 시간을 무시할 수는 없다.

상대는 할아버지와 그의 손자일 뿐이다.


아직 내 마음이 너무 좁다는 것을 새삼 느낀 하루가 되어버렸다.



반응형

댓글